항암 후 손발 저림 원인과 관리법

[서울삼성의원 칼럼] 항암 치료를 마친 뒤에도 손끝이나 발끝이 저릿하고, 감각이 무뎌진 느낌이 사라지지 않아 걱정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증상은 항암제가 말초신경에 손상을 주면서 생기는 '항암제 유발 말초신경병증(CIPN)'일 가능성이 높은데요. 단순한 혈액순환 문제…

헬스저널 편집팀수정 2026년 8월 10일
항암 후 손발 저림 원인과 관리법
항암 후 손발 저림 원인과 관리법

[서울삼성의원 칼럼]

항암 치료를 마친 뒤에도 손끝이나 발끝이 저릿하고, 감각이 무뎌진 느낌이 사라지지 않아 걱정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증상은 항암제가 말초신경에 손상을 주면서 생기는 '항암제 유발 말초신경병증(CIPN)'일 가능성이 높은데요. 단순한 혈액순환 문제와는 다르기 때문에, 증상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관리와 진료가 필요합니다.

핵심 3줄 요약

① 항암 후 손발 저림은 항암제가 말초신경을 손상시켜 생기는 부작용으로, 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의 약 30~40%에서 나타납니다.

② 대부분 항암 종료 후 서서히 호전되지만, 환자의 약 1/3은 2년 이상 증상이 지속될 수 있어 조기 관리가 중요합니다.

③ 약물치료·재활운동·생활 속 관리를 병행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며, 증상이 심해지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우면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왜 항암 치료 후에 손발이 저릴까요?

항암제가 암세포뿐 아니라 말초신경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말초신경은 뇌와 척수(중추신경) 바깥에서 손끝·발끝까지 감각과 운동 기능을 전달하는 신경인데요. 일부 항암제는 이 말초신경 세포에도 독성을 일으켜 저림, 통증, 감각 둔화 같은 증상을 유발하게 됩니다.

의학적으로는 이를 '항암제 유발 말초신경병증(Chemotherapy-Induced Peripheral Neuropathy, CIPN)'이라고 부릅니다.

말초신경병증을 잘 일으키는 대표적인 항암제 계열은 다음과 같습니다.

백금 계열 항암제 중 시스플라틴의 경우, 투여받은 환자의 약 49~100%에서 말초신경병증이 보고된 연구가 있을 정도로 발생 빈도가 높은 편입니다. 한편, 탁센 계열 항암제는 치료 종료 시점부터 호전이 시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항암제 종류, 누적 투여량, 환자의 연령, 당뇨병 같은 기저질환 유무에 따라 발생 정도와 회복 속도는 개인마다 다릅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손끝과 발끝에서 시작되는 저림과 감각 이상이 가장 흔한 증상입니다. 보통 양쪽 손발에서 대칭적으로 나타나는데요. 마치 장갑이나 양말을 끼고 있는 것처럼 감각이 둔해지는 느낌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구체적인 증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감각 증상: 손발 저림, 따끔거림, 화끈거림, 시림, 감각 둔화

  • 통증: 찌르는 듯한 통증, 타는 듯한 느낌, 차가운 것에 닿을 때 통증 악화

  • 운동 관련 증상: 손에 힘이 빠져 물건을 잘 떨어뜨림, 단추 잠그기·젓가락질 같은 미세 동작이 어려움

  • 균형 감각 변화: 발바닥에 모래를 밟는 듯한 느낌, 걸을 때 비틀거림, 낙상 위험 증가

항암 후 손발 저림 증상은 항암 치료 중에 시작되어 치료 종료 후에도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항암 치료 후 1개월 이내에는 약 68%의 환자에서 증상이 나타나고, 6개월 이후에도 약 30%에서 증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나을까요?

많은 경우 항암 치료가 끝나면 서서히 호전되지만, 모든 분이 완전히 회복되는 것은 아닙니다. 파클리탁셀처럼 치료 종료 시점부터 호전되기 시작하는 항암제도 있지만, 옥살리플라틴 같은 약제는 투약을 중단한 뒤에도 수주에서 수개월간 증상이 오히려 악화되는 '코스팅(coasting)'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회복 기간에 대해 알려진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항암 종료 후 수개월에 걸쳐 완만하게 호전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그러나 환자의 약 1/3은 2년 이상 장기적으로 증상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 소아암 환자 대상 장기 추적 연구에서는 항암 종료 10년 뒤에도 약 20%의 환자에서 증상이 남아 있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회복 속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항암제의 종류와 누적 투여량, 투여 기간, 환자의 나이, 당뇨병·고혈압 같은 기저질환 유무 등이 있습니다. 특히 당뇨가 있는 분은 말초신경병증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혈당 관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어떤 치료를 받을 수 있나요?

현재까지 말초신경병증을 완전히 되돌리는 치료법은 없지만, 증상을 완화하는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약물치료, 재활치료, 생활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접근 방식입니다.

약물치료

둘록세틴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가이드라인에서 항암제 유발 말초신경병증에 대해 근거가 있는 약물로 제시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암성 신경병증성 통증의 진통보조제로 건강보험 급여가 인정됩니다. 암환자의 경우 60일 이상 장기 투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급여 인정이 가능합니다.

다만, 어떤 약물이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고 부작용도 있으므로,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한 뒤 복용해야 합니다.

재활치료

항암 후 손발 저림이 심해서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 재활의학과 진료를 통해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발이 저린 경우: 걷기 운동, 수중 재활 운동

  • 손이 저린 경우: 미세 동작 훈련(바둑알 집기, 콩·쌀 집기 등)

  • 균형 훈련: 낙상 예방을 위한 균형 감각 운동

  • 탈감작 요법: 샤워기로 저린 부위에 물을 뿌리거나, 다양한 질감(수건·쌀 등)을 만지는 등 점차적으로 감각 자극에 적응하는 훈련

재활치료 비용은 의학적 상태가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해당하면 보험 적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환자 상태와 치료 내용에 따라 급여 비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해당 병원 원무팀에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비약물적 보조 요법

스트레칭, 걷기, 근력운동, 균형운동, 요가, 명상 등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냉동요법이나 전기자극요법을 시행해 볼 수 있으며, 족욕이나 손발 마사지도 통증이 심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데요. 다만 일부 항암제의 경우 손발 마사지를 금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한 뒤 진행해야 합니다.

생활 속에서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요?

일상생활에서의 안전 관리와 꾸준한 자극 훈련이 핵심입니다. 항암 후 손발 저림이 있으면 감각이 둔해져서 화상이나 상처, 낙상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생활 속 예방 습관이 중요합니다.

  1. 화상·상처 예방: 요리·설거지·청소 시 장갑을 착용하고, 목욕·세수 시 물 온도를 미리 확인합니다.

  2. 낙상 예방: 계단에서는 반드시 난간을 잡고, 욕실 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아둡니다. 적절한 실내 조명도 낙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3. 혈액순환 촉진: 손 비비기, 주먹 쥐었다 펴기(잼잼), 발 털기 같은 간단한 동작을 수시로 해줍니다.

  4. 차가운 자극 주의: 차가운 물건을 만지면 저림이나 통증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겨울철 외출 시 장갑과 두꺼운 양말을 착용합니다.

  5. 편한 신발 착용: 발에 잘 맞고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선택합니다.

  6. 기저질환 관리: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으면 말초신경병증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해당 질환에 대한 관리를 꾸준히 합니다.

내 증상, 어떻게 판단하면 될까요?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 아래 기준을 참고하면 현재 상태를 스스로 점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경과를 지켜봐도 되는 경우

  • 손끝·발끝이 가볍게 저리지만, 일상생활(식사·세면·보행 등)에는 지장이 없는 경우

  • 항암 종료 후 시간이 지나면서 저림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경우

  • 간헐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가벼운 저림

이런 경우에도 증상이 새로 나타났거나 변화가 있으면 다음 외래 진료 시 담당 의료진에게 알려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괜찮겠지" 하고 넘기지 말고, 기록해 두었다가 진료 때 말씀해 주세요.

⚠️ 진료를 권하는 경우

  • 저림이나 통증이 점차 심해지거나 범위가 넓어지는 경우

  • 단추 잠그기, 젓가락질, 글씨 쓰기 같은 세밀한 동작이 어려워진 경우

  • 발바닥 감각이 둔해져 걸을 때 불안정하거나 자주 비틀거리는 경우

  • 잠을 방해할 정도의 통증이나 저림이 계속되는 경우

이러한 증상은 NCI-CTCAE 기준으로 2등급(일상생활 도구 사용에 영향)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담당 종양내과 또는 재활의학과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약물 조정이나 재활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빠른 진료가 필요한 경우

  • 손이나 발의 감각이 거의 없어진 경우

  • 걸을 때 심하게 비틀거려 혼자 보행이 어려운 경우

  • 물건을 잡지 못할 정도로 손의 힘이 빠진 경우

  • 화상이나 상처를 입었는데 통증을 느끼지 못해 뒤늦게 발견한 경우

이런 상태는 NCI-CTCAE 3등급 이상(일상생활 자체가 어려운 수준)에 해당할 수 있으며, 항암제 용량 조정이나 약제 변경을 고려해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항암 일정을 기다리지 말고, 가능한 빨리 담당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꼭 알아두면 좋은 점

항암 후 손발 저림은 암이 진행되거나 악화되어 나타나는 증상이 아닙니다. 항암제의 부작용으로 말초신경이 영향을 받은 것이므로, 너무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증상을 방치하면 낙상이나 화상 같은 이차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합니다.

위에서 안내한 자가 체크 기준으로 현재 상태를 점검해 보시고, 판단이 어렵거나 증상이 변화하는 경우에는 담당 종양내과·재활의학과·신경과 의료진과 상의하시길 바랍니다.


참고 자료

EDITORIAL NOTE

작성·게재 원칙

이 칼럼은 편집팀이 진료지침과 공개된 의학 정보를 근거로 작성한 원문이며, 이 페이지를 공식 출처로 관리합니다. 병원명과 개인 진료 정보는 표기하지 않고, 특정 치료 결과를 보장하는 내용은 다루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의료 정보로 개별 진단·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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