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삼성의원 칼럼]

암 치료를 마치고 나면 "운동을 해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대체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암 치료 후 운동은 대부분의 경우 치료가 끝난 직후부터 가벼운 활동으로 시작할 수 있고,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여 나가는 것이 핵심인데요.
핵심 3줄 요약
① 수술 후 1개월 이내에는 가벼운 걷기와 스트레칭부터 시작하고, 2~3개월 후부터 자전거·등산 등으로 점차 강도를 높여 나갑니다.
② 미국스포츠의학회(ACSM)와 미국암학회(ACS)는 암 치료 후 주당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과 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③ 빈혈·백혈구 수치 저하·뼈 전이 등 특정 상태에서는 운동을 미루거나 방식을 조정해야 하므로, 자신의 상태에 맞춰 단계별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암 치료 후 운동, 왜 중요한가요?
암 치료 후 규칙적인 운동은 피로 감소, 체력 회복,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고, 일부 암종에서는 재발률과 사망률을 낮추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암 치료 과정에서 항암제·방사선·수술 등으로 근력과 지구력이 떨어지고, 피로감이 쌓이게 되는데요. 이때 적절한 운동은 이런 부작용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암 치료를 받는 환자의 40% 이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심한 피로를 경험하고, 치료가 끝난 뒤에도 30% 이상이 피로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암 관련 피로는 일반적인 피로와 달리 휴식이나 수면만으로 해소되지 않는 특징이 있는데요. 오히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이 피로 감소에 더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암 치료 후 운동의 주요 효과 설명

위 표에서 정리한 것처럼, 암 치료 후 운동은 단순히 체력을 키우는 것을 넘어 치료 후유증을 줄이고 건강한 회복을 돕는 적극적인 방법입니다.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환자의 경우 비만할수록 재발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운동을 통한 적정 체중 유지가 더욱 중요합니다.
언제부터 운동을 시작할 수 있나요?
대부분의 암 환자는 치료 직후부터 가벼운 신체 활동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치료 방법(수술·항암·방사선)에 따라 운동 시작 시기와 초기 강도가 달라지는데요. 아래에서 치료 유형별로 정리해 드립니다.
수술 후
수술 직후에는 병실에서의 가벼운 스트레칭과 걷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만으로도 폐렴, 혈전, 장유착 같은 수술 후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복부 수술을 받은 경우에는 약 3개월간 과도한 신체 활동을 피하는 것이 안전하고, 유방암 수술에서 겨드랑이 림프절을 절제한 경우에는 해당 팔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강한 압박을 받는 동작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항암 치료 중·후
항암제 투여 24시간 이내에는 스트레칭 정도의 가벼운 유연성 운동이 적합하고, 며칠이 지난 뒤 전신 상태에 따라 강도를 조금씩 높여갈 수 있습니다. 항암 치료 중에도 가벼운 유연성·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면 치료 부작용 감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다만 백혈구 수치가 떨어져 있을 때는 체육관 등 공공시설 이용을 피하는 것이 좋고, 골수이식을 받은 경우에는 이식 후 1년까지 공공장소 이용을 삼가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방사선 치료 중·후
방사선 치료 중에도 산책, 맨손체조, 가벼운 등산 등 대부분의 가벼운 운동은 가능합니다. 다만 치료 부위 피부가 민감해져 있으므로, 수영장의 염소 성분이 피부를 자극할 수 있어 방사선 치료 중 수영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땀이 많이 나는 운동을 할 경우 의류가 치료 부위의 피부에 닿아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어떤 운동을 얼마나 해야 하나요?
미국스포츠의학회(ACSM)와 미국암학회(ACS)는 암생존자에게 주당 150~300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과 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국가암정보센터에서도 동일한 기준을 안내하고 있는데요. 이 수치가 처음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으므로, 현재 체력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유산소 운동
숨이 약간 차지만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정도의 강도가 '중강도'에 해당합니다. 대표적인 중강도 유산소 운동으로는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가벼운 수영, 요가 등이 있는데요. 처음에는 하루 10분 걷기부터 시작해 매주 조금씩 시간을 늘려가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운동 강도의 기준으로는 최대 심박수의 40~50% 정도, 즉 운동 중에 대화를 나눠도 숨이 차지 않는 수준이 적절합니다. 10분 운동 후 5분 휴식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시작해 점차 연속 운동 시간을 늘려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근력 운동
근력 운동은 암 치료로 약해진 근육을 회복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아령, 탄력밴드(테라밴드), 팔굽혀펴기 등이 대표적인데요. 처음에는 최대로 들 수 있는 무게의 60% 정도 강도에서, 한 번에 10~15회 반복, 주 2~3회 실시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운동 유형 권고 기준 시작 방법

위 표의 기준은 최종 목표이며, 처음부터 이 수준을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ACSM에서도 '비활동 상태를 피하고, 어떤 수준이든 신체 활동이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운동 강도를 높이는 원칙
매주 운동량을 10% 이내로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안전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주에 하루 20분씩 걸었다면 다음 주에는 22분 정도로 소폭 늘리는 식인데요. 급격하게 강도를 높이면 오히려 부상이나 극심한 피로로 운동을 지속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운동 전에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나요?
암 치료 후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현재 자신의 신체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 상태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운동 시기나 방법을 조정해야 하는데요.

암종별로 운동 시 주의할 점이 다른가요?
암의 종류와 치료 방법에 따라 운동 시 주의해야 할 사항이 달라집니다. 대표적인 암종별 주의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유방암
겨드랑이 림프절을 절제한 경우, 수술한 쪽 팔에 림프부종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무거운 물건 들기나 강한 압박(혈압 측정 등)은 피하는 것이 좋은데요. 다만 최근 연구에서는 가벼운 무게부터 천천히 강도를 높여 나가는 근력 운동이 림프부종 악화 없이 상지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수술 후 6개월 이내에는 사우나와 찜질방 같은 고온 환경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장암
복부 수술 후 장 유착을 예방하기 위해 가벼운 걷기를 조기에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개복 수술의 경우 약 1개월간 복대를 착용하면서 활동하는 것이 수술 부위 보호에 유리하고, 과도한 복압이 걸리는 동작(무거운 물건 들기, 윗몸일으키기 등)은 약 3개월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폐암·두경부암
심폐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호흡 운동(심호흡, 기침 훈련)을 병행하면서 유산소 운동의 강도를 매우 천천히 올려야 합니다.
운동할 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팁이 있나요?
가족이나 보호자와 함께 운동하면 동기 부여도 되고, 안전 면에서도 유리합니다. 그 밖에 아래 사항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운동 순서: 제자리 스트레칭(정적 동작) → 움직이면서 하는 운동(동적 동작) → 제자리 호흡 조절(마무리)의 순서를 따르면 몸에 무리가 적습니다.
운동 일지 작성: 날짜, 운동 종류, 시간, 피로도를 기록하면 자신에게 맞는 운동량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충분한 수분 섭취: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 운동 전·중·후에 물을 챙겨 마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날씨와 환경: 면역력이 회복 중인 상태에서는 극단적인 더위나 추위를 피하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실내 운동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로감이 심한 날: 운동이 어려운 날에는 하루 10분 정도의 가벼운 스트레칭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국가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나요?
국립암센터와 전국 13개 권역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에서 암생존자를 위한 운동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근력강화운동, 상지기능개선운동, 하복부기능개선운동, 바른 걷기, 피로 관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용 대상은 암 진단 후 완치 목적의 주요 치료(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등)를 마친 암 환자와 그 가족입니다. 가까운 권역센터를 방문하거나 대표번호(1577-9740)로 전화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센터 내에서 제공되는 상담 및 교육 관련 비용은 무료입니다.
또한 암 환자는 건강보험 산정특례 제도를 통해 등록일부터 5년간 요양급여비용의 5%만 부담하게 되는데요. 암 치료 후 재활과 관련한 진료가 필요한 경우 이 제도를 활용하면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내 상태에 맞는 판단 기준은?
✅ 경과를 지켜보며 운동을 이어가도 되는 경우
운동 후 가벼운 근육통이 1~2일 내에 사라지는 경우
운동 중 약간 숨이 차지만 대화가 가능한 정도인 경우
운동 후 피로감이 있지만 다음 날이면 회복되는 경우
수술 부위에 통증 없이 움직임이 가능한 경우
→ 대개 현재 운동 강도가 적절한 상태이므로, 기존 운동을 유지하거나 소폭 강도를 높여 볼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은 경우
운동 후 피로감이 2~3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수술 부위나 관절에 부기나 통증이 새로 생긴 경우
운동 중 어지럼증이나 호흡곤란이 반복되는 경우
림프부종 증상(팔·다리의 붓기, 무거운 느낌)이 나타나거나 악화된 경우
평소보다 감기나 감염에 자주 걸리는 경우
→ 운동 방식이나 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는 상태로, 담당 의료진에게 현재 운동 내용을 알리고 점검받는 것이 좋습니다.
🚨 빠른 진료가 필요한 경우
운동 중 가슴 통증, 심한 호흡곤란, 실신이 발생한 경우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없어진 경우
운동 중 뼈 부위에 갑작스러운 심한 통증이 생긴 경우 (뼈 전이 환자는 특히 주의)
38도 이상의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
수술 부위에서 출혈이나 분비물이 나오는 경우
운동 후 소변에 혈뇨가 보이거나 심한 혈변이 나오는 경우
→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운동을 즉시 중단하고 가능한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