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경희한의원 칼럼]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130/85mmHg 정도로 나왔는데, 약을 먹어야 하는 건지 생활 습관만 바꾸면 되는 건지 헷갈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경계 혈압(고혈압 전단계)은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은 상태라면,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정상 혈압으로 되돌릴 수 있는 단계입니다. 다만 이 시기를 그냥 넘기면 고혈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지금이 적극적으로 관리를 시작해야 할 타이밍이기도 합니다.
핵심 3줄 요약
① 수축기 130~139mmHg 또는 이완기 80~89mmHg에 해당하는 경계 혈압은, 심혈관 위험 인자가 적다면 약 없이 생활 습관 교정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② 저염식·체중 감량·규칙적 운동·DASH 식단을 복합적으로 실천하면 수축기 혈압을 약 15~20mmHg까지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이는 혈압약 1개에 준하는 수준입니다.
③ 3~6개월간 경계 혈압 관리를 실천한 뒤에도 목표 혈압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당뇨·만성콩팥병·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다면 약물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경계 혈압이란 정확히 어떤 상태인가요?
경계 혈압은 정상 혈압과 고혈압 사이에 있는 구간으로, 대한고혈압학회 기준 수축기 130~139mmHg 또는 이완기 80~89mmHg에 해당합니다. '고혈압 전단계'라고도 부르는데요, 아직 고혈압은 아니지만 혈관에 부담이 쌓이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혈압 분류 기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분류 수축기 혈압 이완기 혈압

이 표에서 수축기와 이완기 중 하나라도 해당 구간에 들어가면 그 단계로 분류됩니다. 대한고혈압학회의 '고혈압 팩트 시트 2024'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의 약 30%, 약 1,300만 명이 고혈압으로 추정되는데요, 고혈압 전단계까지 합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납니다.

경계 혈압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정상 혈압인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최대 2배까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혈압이 115/75mmHg를 넘어서는 시점부터 심혈관질환 위험이 올라가기 시작하고,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완기 혈압이 10mmHg 상승할 때마다 그 위험은 2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대한의사협회지).
약 없이도 혈압을 낮출 수 있나요?
경계 혈압 단계에서 심혈관 위험 인자가 적은 경우(당뇨·만성콩팥병·심혈관질환 병력 등이 없는 경우), 약물 치료 없이 생활 습관 교정으로 혈압을 정상 범위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국민건강지식센터에 따르면, 좋은 생활 습관은 고혈압약 1개 정도의 혈압 강하 효과가 입증되어 있습니다.
미국립보건원(NIH)이 진행한 PREMIER 연구에서는 고혈압 전단계~1기 고혈압 환자 810명을 18개월간 추적한 결과, 생활 습관 조절과 DASH 식단을 병행한 그룹에서 고혈압으로 진행된 비율이 38%에서 22%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Annals of Internal Medicine).

다만 이 결과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닌데요. 유전적으로 고혈압 체질이거나, 이미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혈압이 높은 경우에는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혈압을 구체적으로 얼마나 낮출 수 있나요?
각 생활 습관 교정이 혈압을 낮추는 구체적인 수치는 아래와 같습니다. 여러 항목을 복합적으로 실천하면 이론적으로 수축기 혈압을 15~20mmHg 이상 낮추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 표의 수치는 각각의 항목을 단독으로 실천했을 때의 대략적인 범위이고, 개인의 기존 식습관이나 체중, 활동량에 따라 효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평소 짜게 먹던 분이 저염식으로 바꾸면 혈압 감소 폭이 더 클 수 있는데요, 한국인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이 약 10g으로 권장량(6g)의 거의 2배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염식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경계 혈압 관리를 위한 식단, 어떻게 바꿔야 하나요?
가장 효과가 뚜렷한 식이요법은 DASH(대시) 식단입니다. DASH는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즉 고혈압을 막기 위한 식이 접근법이라는 뜻인데요,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에서 8주간 DASH 식단을 실천한 그룹의 수축기 혈압이 평균 11mmHg, 이완기 혈압이 5mmHg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DASH 식단의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형으로 적용하면, 국이나 찌개의 국물 섭취를 줄이고, 라면·칼국수 같은 면 음식을 줄이며, 김치·젓갈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 현실적인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운동은 어떤 종류를, 얼마나 해야 하나요?
유산소 운동을 주 150분 이상, 즉 하루 30분씩 주 5회 정도 실시하면 수축기 혈압을 약 4~9mmHg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슬로우 조깅 등이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에 해당됩니다.
질병관리청의 고혈압 환자 운동요법 안내에 따르면, 유산소 운동은 심폐 기능을 강화하고 아령 같은 저항 운동은 근육과 대사 기능을 개선하여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줍니다. 운동은 개인의 상태에 맞춰 점진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특히 오래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한 시간마다 일어나 3분 정도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습관도 도움이 됩니다.
운동 시 주의할 점은, 혈압이 높은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고강도 운동(무거운 역기 들기, 전력 질주 등)은 오히려 혈압을 급격히 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포함하여 안전하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계 혈압 관리, 약이 필요한 경우는 언제인가요?
3~6개월간 생활 습관을 교정했는데도 목표 혈압(보통 130/80mmHg 미만)에 도달하지 못하면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또한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경계 혈압이라도 처음부터 약물 치료가 권고됩니다.

2022년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에 따르면, 심뇌혈관 위험도가 저위험군인 고혈압 전단계에서는 적극적인 생활 요법을 먼저 시행하지만, 중위험군 이상에서는 바로 약물 치료를 고려합니다. 약물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생활 습관 개선은 반드시 함께 병행해야 하는데요, 생활 습관 교정이 약의 효과를 높이고 복용량이나 약의 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가정에서 혈압을 정확하게 재는 방법은?
경계 혈압 관리를 위해서는 가정에서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혈압은 한 번 측정으로 판단하지 않고, 여러 번 반복 측정하여 평균값을 기준으로 합니다.
정확한 가정 혈압 측정을 위한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상 직후 30분 이내 또는 취침 전에 측정합니다.
측정 전 최소 5분간 등을 기대고 앉아 안정을 취합니다.
커프(팔띠)를 팔꿈치 위 약 2cm 지점에 감고, 팔을 심장 높이에 놓습니다.
30초~2분 간격으로 2~3회 측정하여 평균값을 기록합니다.
처음에는 양팔에서 측정하고, 이후에는 높은 쪽 팔에서 측정합니다.
가정 혈압은 진료실 혈압보다 보통 5~10mmHg 정도 낮게 나오므로, 가정에서 잰 혈압이 135/85mmHg 이상으로 지속되면 고혈압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고혈압 전단계에 해당하는 경우 매년 진료실 혈압 측정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내 상태는 어디에 해당되나요? — 판단 기준 3분류

✅ 경과를 지켜봐도 되는 경우
혈압이 130~139/80~89mmHg이면서 다른 만성질환이 없는 경우
비만·짠 음식·운동 부족 등 교정 가능한 생활 습관 요인이 뚜렷한 경우
가정 혈압을 측정했을 때 대체로 135/85mmHg 미만으로 유지되는 경우
→ 이 경우 식단 조절·운동·체중 관리를 3~6개월 실천하면서 혈압 변화를 관찰합니다. 대개 생활 습관 교정으로 정상 범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진료를 권하는 경우
3~6개월간 생활 습관을 교정했는데도 혈압이 130/80mmHg 미만으로 내려가지 않는 경우
당뇨·이상지질혈증·비만(BMI 25 이상)·흡연·고혈압 가족력 등 심혈관 위험 인자가 2개 이상 동반된 경우
가정 혈압이 들쭉날쭉하거나, 진료실에서만 유독 높게 나오는 경우(백의고혈압 가능성)
→ 이 경우 내과에서 혈압 정밀 평가(24시간 활동 혈압 측정 등)와 심혈관 위험도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 빠른 진료가 필요한 경우
혈압이 180/120mmHg 이상으로 측정되는 경우
심한 두통, 가슴 통증, 호흡곤란, 한쪽 팔다리 마비, 시야 이상 등의 증상이 동반된 경우
코피가 멈추지 않거나 갑작스러운 어지러움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
→ 이런 증상은 고혈압 응급 상황일 수 있으므로, 즉시 가까운 응급실을 방문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