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삼성의원 (위례) 칼럼]

방사선치료를 마치고 몇 달 뒤 생긴 턱뼈 통증이나 혈뇨 때문에 고압산소치료를 권유받고, "암 환자가 받아도 되는 치료인가"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으실 텐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고압산소치료는 암 자체를 치료하는 방법이 아니라 방사선치료가 남긴 늦은 조직 손상(턱뼈 괴사, 방사선 방광염·직장염, 상처가 아물지 않는 수술 부위)을 회복시키는 데 쓰이는 치료입니다. 이 용도로는 건강보험 급여 적응증에 들어 있고 근거도 쌓여 있지만, '암세포를 죽인다'거나 '면역을 높여 암을 예방한다'는 용도로는 근거가 없는데요. 어떤 경우에 도움이 되고, 어떤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지 기준을 정리해 드립니다.
핵심 3줄 요약
① 고압산소치료 암 환자 적용의 표준 영역은 방사선치료 후 6개월 이상 지나 생기는 늦은 조직 손상입니다. 턱뼈 방사선골괴사, 방사선 방광염(혈뇨), 방사선 직장염(혈변), 방사선 조사 부위의 수술 상처 지연 치유가 대표적입니다.
② 2023년 코크란 리뷰(18개 연구, 1,071명)에서 고압산소치료는 방사선 후기 손상이 완전히 또는 상당히 호전될 가능성을 1.39배 높였고, 두경부 수술 후 상처 벌어짐을 크게 줄였습니다. 보통 2.0~2.5기압에서 90분씩 주 5회, 총 30~40회를 받습니다.
③ 암 자체의 치료나 예방 목적으로는 효과 근거가 없고, 치료되지 않은 기흉이 있거나 블레오마이신·독소루비신·시스플라틴 같은 항암제 투여 중에는 받을 수 없습니다.
고압산소치료는 어떤 치료인가요?
대기압보다 높은 2~3기압의 치료실(챔버) 안에서 100% 산소를 들이마셔, 혈액에 녹는 산소량을 평소의 10배 이상으로 늘리는 치료입니다. 산소가 부족해 회복이 멈춘 조직에 산소를 밀어 넣어 새 혈관이 자라게 하고 감염과 부종을 줄이는 원리인데요.
치료는 보통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국내에서 고압산소치료는 일산화탄소 중독, 잠수병, 당뇨발, 돌발성 난청, 중증 연조직 감염 등에 쓰이고, 암 환자에게는 방사선치료 후 조직 손상이 주된 적응증입니다.
고압산소치료 암 환자에게는 어떤 경우에 쓰이나요?
방사선치료를 받은 부위에 수개월~수년 뒤 생기는 '늦은 방사선 손상'을 치료하거나, 그 부위에 수술·발치를 해야 할 때 상처가 아물지 않는 것을 예방하는 용도로 쓰입니다. 방사선은 암세포뿐 아니라 주변 정상 조직의 작은 혈관도 서서히 손상시켜, 치료가 끝나고 6개월 이상 지난 뒤 산소가 부족해진 조직이 괴사하거나 출혈을 일으키는데요. 고압산소치료가 이 '산소 부족'을 직접 겨냥하는 치료라서 쓰이는 것입니다.

표를 풀어 말씀드리면, 고압산소치료 암 환자 적용은 '어떤 암이냐'가 아니라 '어느 부위에 방사선을 받았고 그 부위에 어떤 손상이 생겼느냐'로 정해집니다. 두경부암 환자에게는 턱뼈, 전립선암·부인암 환자에게는 방광과 직장이 문제가 되는 식인데요. 반대로 방사선치료를 받지 않은 암 환자에게는 표준 적응증이 거의 없습니다.
효과는 얼마나 확인됐나요?
방사선 후기 손상에서는 호전 가능성을 높이고 수술 상처 합병증을 줄인다는 무작위 연구 근거가 있지만, 연구 규모가 작아 근거 확실성은 '낮음~중간'입니다. 2023년 8월 업데이트된 코크란 리뷰 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은데요.

표의 핵심을 풀어 설명드리면, 고압산소치료는 손상된 조직을 '낫게 할 가능성을 높이는' 치료이지 모두에게 듣는 치료는 아닙니다. 부위별 임상 보고에서는 방사선 방광염 환자의 약 76%(257명 중 196명)에서 혈뇨가 호전됐고, 방사선 직장염 무작위 연구에서는 3명을 치료하면 1명이 추가로 의미 있게 좋아지는 수준(NNT 3)이었는데요. 두경부암 방사선 조사 부위 수술에서는 상처 감염이 24%에서 6%로, 상처 벌어짐이 48%에서 11%로 줄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다만 어떤 환자가 반응할지, 언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는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 코크란 리뷰의 결론입니다. 치료 횟수가 20회 미만으로 짧으면 효과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시작했다면 계획된 횟수를 채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암 치료 자체에도 효과가 있나요?
없습니다. 고압산소치료가 암세포를 죽이거나 암 재발을 막는다는 사람 대상 근거는 없고, 표준 암 치료를 대신하거나 보조하는 용도로 승인된 적응증도 없습니다. 다만 "산소를 많이 넣으면 암이 더 자라지 않느냐"는 반대 방향의 걱정도 근거가 없는데요.
종양 성장 촉진 우려: 동물 연구와 임상 보고를 종합한 2012년 리뷰에서 고압산소치료가 암을 자라게 하거나 전이를 늘린다는 설득력 있는 근거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암 병력이 있어도 방사선 손상 치료 목적의 고압산소치료는 금기가 아닙니다.
암 치료 효과 주장: 암세포 주변이 산소 부족 상태일 때 방사선이 덜 듣는다는 점에 착안해 고압산소 직후 방사선을 쬐는 연구가 과거에 있었고 국소 조절률이 소폭 개선됐다는 분석도 있지만, 합병증 증가와 시행의 어려움 때문에 표준 치료가 되지 못했습니다. 현재 암 치료 지침 어디에도 고압산소치료는 암 치료법으로 들어 있지 않습니다.
항암 부작용 완화·면역 강화 주장: 항암 후 피로 회복, 면역력 증진, 암 예방 목적의 고압산소는 근거가 없으며 건강보험 적응증도 아닙니다. 이런 목적으로 비의료기관이나 웰니스 시설에서 운영하는 저압 산소 캡슐은 의료용 고압산소치료(2기압 이상, 100% 산소)와 압력·산소 농도부터 다릅니다.
정리하면, 고압산소치료 암 환자 적용은 '방사선이 남긴 상처를 치료하는 것'까지이고, 암 자체를 겨냥한 용도는 근거 밖입니다.

건강보험은 적용되나요?
방사선치료 후 조직 손상은 건강보험 급여 적응증에 포함되며, 적응증별로 인정되는 치료 횟수 상한이 정해져 있습니다. 치료 전 확인해 두실 제도 기준은 다음과 같은데요.

받을 수 없는 경우와 부작용은 무엇인가요?
치료되지 않은 기흉은 절대 금기이고, 일부 항암제 투여 중에는 받을 수 없으며, 가장 흔한 부작용은 귀 압력 손상과 일시적 근시입니다. 암 환자에게 특히 중요한 항목은 항암제 병용 문제인데요.


내 상황은 어디에 해당할까요?
지금까지의 기준으로 본인 상황을 세 가지로 나눠 보시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 고압산소치료를 고려할 만한 경우
두경부암 방사선치료 후 턱 통증·뼈 노출이 있어 방사선골괴사로 진단된 경우, 또는 그 부위에 발치·수술이 예정된 경우
골반 방사선치료 후 6개월 이상 지나 혈뇨·혈변이 반복되고 내시경·방광경에서 방사선 방광염·직장염으로 확인된 경우
방사선 조사 부위의 수술 상처가 수 주 넘게 아물지 않는 경우
위 상황이면서 기흉이 없고, 항암제 투여 중이 아닌 경우
⚠️ 결정 전에 확인이 필요한 경우
항암치료가 진행 중이거나 최근 끝난 경우 — 약제 종류와 간격을 종양내과와 조율해야 합니다
"암 재발 예방", "면역력 강화", "항암 후 피로 회복" 목적으로 권유받은 경우 — 급여 적응증도, 효과 근거도 없는 용도입니다
폐질환·경련 질환·귀 수술 병력이 있는 경우 — 상대적 금기 평가가 필요합니다
계획 횟수가 20회 미만으로 제시된 경우 — 방사선 손상은 횟수가 부족하면 효과가 떨어지므로 계획을 다시 확인하시면 됩니다
의료기관이 아닌 곳의 '산소 캡슐'을 안내받은 경우 — 의료용 고압산소치료와는 다른 것입니다
🚨 치료를 멈추고 즉시 알려야 하는 경우
치료 중 또는 직후 갑작스러운 흉통·호흡곤란 — 기흉 가능성
치료 중 손발 떨림, 시야 이상, 입술 떨림 — 산소 독성 경련의 전조
귀의 심한 통증 뒤 청력 저하나 어지럼이 이어지는 경우 — 고막·내이 손상
방사선 방광염·직장염 치료 중 출혈량이 급격히 늘거나 어지럼·실신이 동반되는 경우
턱뼈 괴사 부위에 고름·심한 부기·발열이 생긴 경우



